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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천/책

[서평]스키너의 심리상자 열기

by 혜팡이 2020. 7.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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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스키너의 심리상자 읽기'는 심리학 추천 도서 상위권에 자리하고 있다. 세상을 바꿨다고 할 만큼 유명한 심리 실험 10개를 담고 있는데, 읽기 전에는 간단히 실험 목적과 결과를 알려주는 책일 것이라고 생각했다. 

 그렇게 가벼운 마음으로 책을 읽기 시작했는데 책이 기대 이상이다. 실험자, 당시 풍토 등 상세한 실험 배경과 더불어 일부 실험은 실험 참여자의 인터뷰 내용까지 읽을 수 있었다. 덕분에 실험자가 된 듯, 때로는 실험 대상자가 된 듯 생동감 있게 책을 읽을 수 있었고, 단편적으로 알던 실험들을 입체적으로 볼 수 있었다. 책을 읽으며 기존 관념을 계속 재정의하고, 의심하게 됐다. 


스키너의 심리상자 열기스키너의 심리상자 열기

 

 자신의 딸을 상자 안에 넣어 기르며 관찰했던 스키너의 실험에 관해 들었던 적이 있다. 실험을 떠올리면 차갑고 딱딱한 상자 앞에 표정없이 선 스키너가 서 있었다. 여기에 쓰인 '실험'이라는 단어에는 어떤 온기도 느껴지지 않았다.

 책을 읽은 후 다시 상상해본 그 상자에는 조금의 따뜻함이 스며있다. 여전히 그의 실험 방식을 마냥 긍정적으로 볼 수는 없다. 다만, 실험을 통해 알아내려고 했던 것을 이해해보고 자녀의 인터뷰 내용을 읽으니(실험 당사자였던 '데보라'의 인터뷰는 없다. 첫째딸 '줄리'의 와의 인터뷰 수록) 기존처럼 흑과 백으로 나눠보기는 어려워졌다.


 

<스키너의 쥐 실험상자>스키너의 심리상자


검색을 하면 스키너의 딸인 '데보라'가 있는 사진도 볼 수 있지만 저작권 문제로 첨부하지 못했다.


 스키너의 실험을 포함해서 몇몇 실험은 지금의 발전된 연구 윤리 강령 아래에서는 할 수 없는 실험들을 담고 있기 때문에 책을 읽으면서 마음이 불편하기도 했다. 그러나 가장 불편했던 것은 내 양가감정이었다. 실험의 비윤리성은 비난받아 마땅하다고 생각하면서도 연구자들의 호기심이 이해 되었기에 다음 장에 나올 실험 결과를 궁금해하는 내 모습에 놀랐다.  


 10가지 실험 중 가장 기억에 남은 것은 '해리 할로' 교수의 '사랑의 본질에 관한 실험'이다. 이 부분을 읽으며 큰 양가감정을 느껴서 그 강렬함이 기억되기도 했고, 실험 결과 자체도 인상 깊었다. 

 해리 할로는 인간의 성장에 필요한 사랑을 세 요소로 나눠 인간을 '인간답게' 성장시킬 수 있는 최소한의 것은 무엇인지 알아내고자 했다. 그리고 이 질문의 답을 찾기 위해 원숭이를 대상으로 잔혹한 실험을 설계하고 실행했다. 

 실험의 잔혹성은 절로 인상을 찌푸리게 했다. 글을 읽는 것뿐인데도, 실험 대상인 원숭이들에게 실험자와 같은 인간으로서 미안한 마음이 들었다. 실험 과정 내내 드는 불편한 마음 때문에 책을 읽은 후에 동물 실험에 관해서도 생각해보게 됐다. 그러나 동시에 이 질문의 답이 궁금해서 책장 넘기기를 멈출 수가 없었다. 해리 할로의 실험 결과는 당시 양육 방식의 큰 변화를 가져올 만큼 영향력이 있었는데 책을 읽을 분들의 즐거움을 위해 적지 않기로 한다. 

 


 '스키너의 심리상자 열기'는 여러 심리 실험을 통해 다양한 물음을 던진다. 질문은 결국 인간 본질에 관해 묻는듯하다. 인간은 어떤 존재인가. '우리'는 무엇이며, '나'는 어떤 존재인가... 책을 통해 인간 본질과 관련한 궁금증을 일부분 해결해보고 싶은 사람에게 '스키너의 심리상자 열기'를 추천한다.




스키너의 심리상자 열기:세상을 뒤바꾼 위대한 심리 실험 10장면, 에코의서재 [개똥이네][중고-최상] 스키너의 심리상자 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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