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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험/여행

[핸드픽트 호텔 리뷰] 서울 호캉스 추천(장승배기,동작구)

by 혜팡이 2021. 7. 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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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 확산세가 심상치 않아 여름휴가 계획을 취소했다. 대신 이번 여름은 호텔에서 편하게 지내보자! 는 생각으로 다녀온 핸드픽트 호텔 후기다.

핸드픽트 호텔 옥상에서 보이는 동작구 전경

핸드픽트 호텔은 2018년, 영국 모노클이라는 잡지에서 뽑은 전 세계 top 100 호텔에 이름을 올렸다. 영국 잡지에 한국의 작은 지역 호텔이 이름을 올렸다는 것도 궁금했고, 국내 다른 기사에서도 특색 있는 호텔로 꼽은 걸 봤던 터라 한 번쯤 묵어보고 싶었다. 

 

주말 숙박은 가격도 높고, 혹여나 숙박객이 많을 수도 있어서 평일 숙박을 했다. 실제로 호텔에서 머무는동안 다른 숙박객을 만난 것은 조식 먹는 시간을 제외하고 한 번도 없었다. 그 마저도 조식이 시작되는 아주 이른 시간이어서 한 두 분의 투숙객만 마주할 수 있었다. 

 

9층에 있는 핸드픽트 호텔 프론트

핸드픽트 호텔은 독특하게 9층에 프런트가 있다. 체크인을 마치면 객실 카드와 함께 호텔 내부에서 사용 가능한 쿠폰을 챙겨주신다. 

아침을 먹고 출근하기 위해서 조식을 신청했기 때문에 오른쪽 조식 교환권도 함께 받았다. 

 

핸드픽트 호텔 웰컴쿠폰

핸드픽트 호텔에는 두 곳의 레스토랑이 있는데, 프런트가 있는 9층의 '나루'와 지하 1층에 있는 'BALLROOM'이다. 호텔 안내서에, 핸드픽트 호텔의 CEO가 다른 호텔을 다닐 때 중요하게 생각하는 것 중 하나가 레스토랑의 음식이라는 글과 함께 두 식당을 소개하고 있어서 기대가 됐다. 

9층 레스토랑 '나루'

 

호텔 레스토랑 얘기를 꺼낸 김에 미리 말하자면, 호텔 조식은 아주 만족스러웠다. 

아침으로 양식 먹는 것을 선호하지는 않는데도 빵, 소세지, 베이컨, 웨지감자 모두 딱 알 맞게 구워져 맛이 있었다. 음식이 나오는 시간은 조금 걸렸지만, 기다릴 가치가 있는 아침식사였다. 

한식도 맛있는 미역국에 비린맛 없는 생선 구이와 깔끔한 반찬들이 함께 나와 배부르게 먹을 수 있었다. 7시부터 식사가 가능하기 때문에 이른 시간에 식사를 하고 내려와 여유롭게 출근할 수 있었다. (조식 시간은 7시부터 10시까지로 9시 50분에 주문 마감이라고 한다.) 

 

음식을 기다리는 동안은 차나 커피를 마실 수 있는데, 커피와 함께 준비되어 있는 차는 두 종류 모두 디카페인 차(민트, 캐모마일)로 준비가 되어있어 좋았다. 카페인을 줄이고 있던 터라 차가 너무 반가웠는데, 호텔 객실에 준비되어 있는 차와 같은 커피빈 차로 아침마다 상쾌하게 잠을 깰 수 있었다.  

핸드픽트 호텔 9층 레스토랑 '나루'

 

호텔은 작지만 있을 건 다 있는 곳이었다. 

가장 먼저 확인한 건 욕실이었는데 반신욕이 가능한 욕조에, 작은 화장대도 구비되어 있었다. 

 

독특했던 건 호텔의 어매니티였는데, 

아래 사진에서 보이는 로션과 헤어밴드(?)를 제외하고는 모두 친환경 제품을 제공하고 있었다. 

 

 동구밭이라는 브랜드의 제품을 사용하고 있었는데, 실제로 사용해보니 기대 이상으로 좋아서 체크아웃하는 날 하나 구매했다. 여러 개를 구매하고 싶었으나, 생각보다 가격이 비싸서 가장 마음에 들었던 컨디셔너 바 하나만 구매했다. 샴푸바를 쓰면서는 뻑뻑하다고 생각하고 집에서 린스를 챙겨 왔어야 했다고 생각했는데 별 기대 없이 사용한 컨디셔너 바가 걱정을 해소해줬다. (욕실 안에 준비된 설명과 제품명이 달라서 린스 바를 사용한 건지 컨디셔너 바를 사용한 건지 모르겠다..) 머리를 헹구자마자 머리가 묵직하고 차분해지면서 상당히 부드러워져서 아주 만족스러웠다.

 

 동구밭 제품은 호텔 지하 1층에서 별도로 판매하고 있는데, 세 제품 모두 일반 비누 사이즈로 비누 바는 5000원, 샴푸, 린스, 컨디셔너 바는 각각 9500원이었다. 칫솔 등은 객실에 준비되어 있지 않았는데 지하 1층에서 친환경 칫솔도 판매하고 있었다.

동구밭 제품 설명
동구밭의 샴푸바와 컨디셔너바
객실에 준비되어 있던 샤워 가운

 

객실은 넓지는 않았는데, 깔끔하고 쾌적했다. 

정리하면서 생각났는데, 객실을 사용하며 단 한가지의 불편한 점이 있었다. 호텔에서 소음을 줄이기 위한 발판을 복도에서부터 객실의 일부까지 이어서 만들어뒀는데, 객실 안쪽으로 들어와 있는 발판 넓이가 너무 좁아서 객실 입구 바닥을 신발 신고 여러 번 밟게 됐다. 

 

 이외에는 특별할 게 없어서, 또 하나의 특별함을 만드는 핸드픽트 호텔의 옥상을 소개한다. 

핸드픽트 호텔 옥상은 호텔 투숙객들이 머무는 동안 사용할 수 있는 공간으로, 호텔 레스토랑 두 곳의 음식을 가지고 와서 먹을 수 있다. 

 

핸드픽트 호텔 옥상이용 안내문

앉아서 음식을 먹기에는 너무 더워서 옥상을 이용하지 못했지만, 가을에 방문한다면 이용해볼만 하다고 생각했다. 

탁 트인 공간에서 동작구의 전경을 볼 수 있어서 시원한 가을 맥주 한 잔을 떠올리게 되는 곳이었다. 

호텔 옥상이 있는 층에는 여러 대의 운동기구도 있었는데, 많지는 않았지만 운동을 즐기는 분들이 반길만한 장소였다. 

호텔 옥상의 운동 공간

옥상 한 켠에는 작은 양봉장도 자리하고 있었다. 벌을 무서워해서 조금 놀라긴 했지만 생태계 보호를 위한 핸드픽트의 작은 노력에 박수를 치고 싶었다. 모노클지에 따르면, 허니문(honeymoon) 온 커플들에게 꿀(honey)을 준다고 쓰여 있었는데 정말인지는 모르겠지만 너무 귀여웠다. 

 

옥상의 작은 양봉장
옥상의 양봉장 안내

옥상에서 가장 아래인 지하 1층으로 내려와서 호텔에서 제공하는 웰컴 드링크 쿠폰을 사용했다.

아이스 아메리카노 쿠폰을 재스민 티로 바꿔마셨다. 차를 기다리며 지하 1층 곳곳을 사진으로 담았는데 디자인적 요소에 신경을 많이 썼다는 것을 느낄 수 있었다. 

 

지하 1층은 식당과 함께 카페로 이용되는 곳인데, 음식보다는 카페인을 끊기 전에 먹었던 이곳의 커피가 정말 맛있던 기억이 있다. 

예전에 샤케라또를 마셨던 것 같은데 웰컴 드링크 쿠폰을 쓰느라 메뉴판을 잘 보지 못 해 아직도 판매를 하는지는 모르겠다. 어떤 종류든, 커피를 좋아하는 분들이라면 이곳의 커피는 꼭 한 잔 드셔 보시길 바란다.  

 

지하 1층 카페
핸드픽트 지하 1층 식사 테이블

 

호텔이 만족스러웠던 만큼 적고 싶은 게 많아 글이 길어졌다. 

 

 호텔 안내글에 따르면, 이 호텔터가 호텔 CEO의 과거 집터였다고 한다. 그의 애정이 담긴 장소로 그 애정을 담아 호텔을 세웠다고 하는데, 호텔 곳곳에서 그런 진심들이 드러나는 것 같았다. 3성급 호텔, 관광지와의 거리가 있음에도 불구하고 책정되어 있는 숙박비가 저렴한 편은 아니라고 생각하지만 도심 속 특색 있는 호텔을 경험하고 싶다면 한 번쯤 묵어가도 좋을 곳이라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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