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수료 개편 문제로 논란 많았던 '배달의민족' 영업담당직 면접을 봤다.
6개의 자기소개서 문항을 작성해 서류를 제출했다. 서류를 제출한 지 15일 가량이 지나고 서류 합격 메일이 도착했다. 메일에는 서류전형 합격 소식과 함께 코로나 바이러스 때문에 기존 대면 면접이 화상 면접으로 진행된다고 적혀있었다.
면접을 위해 중고 서점에 가서 '배민다움'을 구매해 읽었다. 최근 기사를 찾아 읽고, 인터뷰를 찾아 읽고 직무와 관련해 생각을 정리하는 과정도 거쳤다. 배달의 민족 영업직 면접과 관련된 80개가 넘는 면접 질문을 정리하고 답하며 준비했다. 조금은 자신 있었다.
화상 면접은 처음이었기 때문에 중간에 끊어지면 어떡하나, 화면이나 소리는 괜찮나 불안했다. 면접 전날 노트북을 열어 화면을 확인하고, 소리를 확인하고 혹시 몰라 이어폰도 준비하고, 면접 당일에도 컴퓨터 상태를 한 번 더 확인하고 면접을 봤다.
면접 질문은 모두 준비했던 내용이었다. 직무 관련 질문, 자기소개서 관련 질문 등 평이한 수준의 질문을 해주셨다.
그러나 그런 질문에 제대로 답하지 못한 내가 문제였다.
질문에 답해야 하는데 아무 생각이 나지 않았다. 자기소개서와 관련된 당연한 질문조차도. 목소리는 떨리고 머릿속은 하얘져 면접을 보는 중간에 포기하고 싶다는 마음마저 들었다. 화면을 닫고 노트북을 정리해 덮으면서 탈락을 예상할 수 있었다.
면접관께서 일주일 내로 연락을 주신다고 하셨는데, 일주일이 지난 당일에는 평가결과를 받을 수 없었고 다음 날 오전에 메일로 면접 결과가 나왔다.
예상했던 대로 불합격.
메일 내용은 외부에 유출해서는 안 된다고 쓰여있어 가지고 오지 못했다. 다만, 발표 예정보다 단 하루가 늦어졌는데도 추가 검토 때문에 지연되었음을 적어주셔서 지원자를 배려해주셨음이 느껴졌다.
좋은 경험과 별개로... 이렇게 2020년 배달의 민족 영업 담당직 채용에서 떨어졌다.
누군가 그랬다. 기회가 주어졌을 때 준비되지 않아서 그 기회를 놓치는 걸 두려워하라고. 이번에 이 말의 의미를 뼈아프게 깨달았다. 떨어진 사실 자체보다는 나 자신에게 너무 부끄러웠다. 그리고 알면서도 항상 이렇게 아프게 깨닫는 내가 답답했다. 아무리 떨렸어도 외우듯이 철저히 준비했으면 분명히 답할 수 있었을 것이다. 이걸 알고 있기에 나 자신에게 화가 났다. 오랜만에 후회의 감정을 느꼈다. 그래서 글을 올리는 걸 고민했다. 올릴 만큼 당당하지 못해서.
그래도 올리기로 한 건, 이 경험도 과거의 것이기 때문이다. 깨달은 바가 있으니 이 글을 보면서 같은 실수를 하지 않기 위해서다. 이 글은 같은 실수를 않겠다는 다짐이다. 비록 채용 과정에서 떨어졌지만 또 한 번의 귀중한 배움을 얻는 경험을 했고, 이 경험을 바탕으로 또 성장할 것이다.
실은 서류 합격을 했을 때, 수수료 체계 개편 문제가 막 터졌던 터라 합격했다는 것을 마냥 좋아할 수는 없었다. 왜 하필 지금 수수료 개편을 해서 구직자를 불안하게 하는지 조금 원망스럽기도 했다.
그러나 면접을 준비하면서 관련 도서, 여러 기사, 글을 읽으면서 생각이 달라졌다. 특히, 배달의 민족은 현재 공정거래 위원회에서 요기요와의 기업결합 심사를 앞두고 있다. 기업 결합 심사를 앞둔 있는 배달의 민족이 자영업자를 상대로 무리한 개편을 했을 것이라는 생각이 들지 않았다. 다만, 안 그래도 코로나 바이러스로 불안함이 있는 시기에 자영업자의 불안감을 낮춰줄 만큼 충분한 대화 없이 개편을 발표한 것이 문제가 아니었을까 하는, 시기와 방식의 아쉬움은 있었다. 배달의 민족이 자영업자에게, 소비자에게 아직은 대체할 수 없이 좋은 서비스인 건 분명하다고 생각한다. 사회와 천천히, 타협점을 찾아나가며 발전하는 배달의 민족이 되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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