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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천/영화

[추천 영화] 이웃집에 신이 산다. (넷플릭스 영화 추천, 약 스포)

by 혜팡이 2020. 3. 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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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코로나 바이러스 때문에 주말인데 나가지를 못해서 넷플릭스로 오랜만에 영화를 봤다. 벨기에 감독인 자코 반 도마엘 감독의 2015년 영화 '이웃집에 신이 산다'였다. 자코 반 도마엘 감독과 공동 각본가인 토마스 귄지스의 철학이 담긴 코미디, 판타지 영화다. 영화 장르가 코미디, 판타지여서 가벼운 마음으로 영화를 시청했다. 그러나 영화를 보고 난 지금, 마냥 가볍지 못한 마음으로 글을 작성하게 됐다. 

 [ 줄거리 ] 영화는 한 가정에서 시작한다. 아내에게 윽박지르고, 어린 딸 '에아'를 무자비하게 때리는 남자는 이 세상의 신이다. 집안뿐만 아니라 인간 세상 역시 신인 아버지의 뜻대로 모든 것이 돌아간다. 한 대의 컴퓨터로 인간 세상을 만든 신은 이들에게 고통을 주고, 싸우게 하는 것으로 자신의 지루함을 풀며 살아간다. 인간의 수명을 인간에게 숨기는 것을 무기 삼아 자신을 따르게 하는데, 희망을 포기하지는 않을 수 있는 최소한의 행복을 주는 것으로 인간 세상을 유지해 나간다. 10살 에아는 어머니와 자신에게 무자비한 폭력을 일삼고, 인간을 괴롭히는 신의 모습에 질려 인간 세상으로의 가출을 결심한다.

인간을 괴롭히며 즐거워 하는 아버지 신 (이미지 출처 : https://movie.daum.net/moviedb/main?movieId=95061)

 아버지가 원하는 12사도가 아니라 어머니가 원하는 18 사도를 만들면, 세상이 바뀔 것이라고 믿는 에아. 아버지보다 나은 신이 되고자 하는 에아는 가장 먼저 아버지의 컴퓨터에 접근해 인간 모두에게 그들의 수명을 전송한다. 모든 인간이 자신의 수명을 아는, 전과는 다른 인간 세상에 내려간 에아는 6명의 사도를 만나게 된다. 과연 에아가 아버지 신과 다른 세상을 만들어낼 수 있을지. 그 세상의 모습은 어떨지에 관한 궁금함을 바탕으로 이야기는 진행된다.  

신의 딸 에아 (이미지 출처 : https://movie.daum.net/moviedb/main?movieId=95061)

 

[ 시청 후기 ] '이웃집에 신이 산다.'는 영화속에 그려지는 신의 모습 통해, 인간의 삶을 통해 '당신은 어떻게 살고 싶은가' 묻는다. 그렇게 묻고는, 우리는 각자의 노래를 이미 가지고 있다는 실마리를 알려준다. 마음속 깊은 곳에 흐르는 노래에 귀 기울이면 죽음이 두렵지 않은 진정한 행복을 만나게 된다고. 그리고 그 노래는 우리가 사랑하는 것들에게 우리를 데려가 줄 것이라고.

 나를 눈물 날만큼 행복하게 만드는 일은 무엇인지. 죽음을 앞두고 삶에 미련 갖지 않게 하는 일은 무엇일지 계속 고민하게 된다. 

 자칫 무거울 수 있는 이야기를 위트 있게 풀어낸 스토리도 좋았지만 영상, 연출, 대사가, 영화의 흐름에 따라가는 음악이 계속 감탄을 자아냈다. 영화에서 표현되는 광활한 자연을 보고, 스토리에 맞아떨어지는 음악을 듣고 영화관에서 보지 못한 게 너무 아쉬웠다. 온몸을 타고 흐르는 음악을 들으며 대형 스크린으로 영화를 보면 너무 좋았을 것 같다. 

 그래도 넷플릭스로 시청할 수 있어서 다행이라고 느꼈던 건 영화 속 대사 때문이다. 아름다운 여성의 미소를 대리석 위에 떨어지는 하얀 진주알들 같다고 표현하는 등 받아 적고 싶은 대사들이 정말 너무너무 많았기 때문이다. 

 가장 기억에 남는 장면은 사랑에 빠진 남자가 세상을 어떻게 보게 되는지를 표현하는 부분이었다. 뻔한 표현일 수 있지만, 뻔하지 않게 풀어낸 장면이었기 때문에 잔상으로 남았다. 자세한 내용을 풀어쓰면 영화를 볼 사람들의 즐거움이 반감될 것 같아 쓰지는 않겠다. 이밖에도 영화 내내 아름다운 장면과 대사가 이어져서 풍부한 감상을 도왔다. 

 

 즐거움도, 생각할거리도 많았던 영화라 정말 좋은 영화였다. 그러나 아쉬운 점도 하나 있었다. 영화를 보는 내내 영화와 제목이 상당히 어울리지 않는다고 생각했다. 영문 제목은 불어인 원래 제목을 그대로 번역한 'The Brand New Testment(새로운 신약성서)'다. 그러나 우리나라에서는 '이웃집에 신이 산다'라는, 내용과는 다소 동떨어진 제목을 선택했다. 원제를 그대로 풀어쓰거나 내용을 포괄할 수 있는 또 다른 제목을 지었다면 조금 더 많은 사람들이 볼 수 있지 않았을까 하는 아쉬움이 남는다.

 영화를 보고 감독이 궁금해진 영화는 오랜만이어서 바로 감독을 찾아봤다. 자코 반 도마엘이라는 감독 이름은 처음 들었지만 이 영화만으로도 이 감독의 다른 작품이 너무 궁금해졌다. 다음 영화는 같은 감독의 '미스터 노바디(2009)'가 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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